방상시 탈 범

Bangsangsi Mask Tiger

모티브

“동물문” ⓒ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 (CC BY)

제작 과정

각기 다른 곳을 보는 두 쌍의 눈

눈이 두 쌍인 이 호랑이는 윗쪽 한 쌍으로 현실세계를 보고, 아랫쪽 한 쌍으로 너머의
세계를 봅니다. 촛불을 든 관찰자에게로 천천히 다가가는 모습을 표현해 어둠 속 스산하고 긴장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습니다.

험악한 인상에 도깨비 같은 이빨, 산처럼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다가오는 모습은
위협적이지만 두 번째의 눈은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관찰자의 너머를 바라보고
있는 그 눈은 창호지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다른 존재를 경계하고 있을 것입니다.

방상시 탈을 모티브로 한 이 호랑이는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어둠처럼 막연한
두려움과 악한 존재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존재입니다.

조선의 탈과 조선의 호랑이

이 작품은 조선의 탈 ‘방상시 탈’과 한국민화에 호랑이를 모티브로 하였습니다.
방상시 탈은 1970년 창덕궁 창고에서 발견된 탈로, 궁의 나례나 장례에서 귀신을
쫓는 역할로 사용되었습니다. 웃는 얼굴로 귀신을 쫓는 방상시 탈을 보고 영감을 받아 방상시 탈의 미소와 한국민화 호랑이의 크게 벌려진 입을 합쳐 무섭지만 정의로운
영물을 만들어보고자 했습니다.

방상시 탈 호랑이의 디자인은 방상시 탈의 눈과 귀, 그리고 한국민화에 등장하는
호랑이의 실루엣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두 쌍의 눈을 각각 ‘이승을 보는 눈’과 ‘저승을 보는 눈’으로 나누어 영물이 보는 세상을 나누었고, 한국민화에서 볼 수 있는 우리 호랑이의 곡선형 실루엣과 큰 송곳니를 녹여내보았습니다.

상상을 2D로, 2D를 3D로

디자인 작업을 할 땐 언제나 손으로 먼저 그림을 그려 원하는 연출과 실루엣, 색감,
분위기 등을 설정합니다. 특히 3D모델링을 할 때 이러한 컨셉 스케치가 없으면
머릿속에 그린 자연스러운 힘과 실루엣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간단하게라도 반드시 스케치 작업을 거쳐갑니다.